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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8일 나가수 감상. 변하지 않은 완규형님.

오늘자 나가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박완규의 존재감이 군데군데 묻어있었던 것 같다.

처음 등장했을 때 평론가들을 완전히 경악시켰다고 하던 왕년의 슈퍼루키답다고 해야할까..

이제는 완숙한 고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첫무대부터 감상을 정리해보자면.

1. 사랑했어요(김현식)-박완규

 완전한 부활을 부르짖은 듯한 후한부의 포효와 처음부터 끝까지 들려주는 단단하고 강렬한 사운드는

명곡을 제대로 살려냈다는 느낌이 강했다. 부활에서 론리나잇을 부르던 시절의 미성은 아니지만

솔로 시절부터 여전한 거칠고 남성미 넘치게 변한 목소리는 어딘지 모르게 남자의 마초적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었고

목소리가 안나올 정도로 망가졌었다는 그의 성대는 언제그랬냐는 듯 건재함을 과시했다. 처음 들어온 가수에게 주어지는

6,7위 선택권을 거부한 것은 로커의 자존심이었던 것인지 불리한 첫 순서로 시작해서

김경호의 노래가 나오기 전까지 그 존재감이 전혀 바래지 않았던 무대. 결국 2위에 안착.


2. 어떤이의 꿈(봄, 여름, 가을, 겨울)-적우

 사실 난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 세대들이 듣는 노래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해서인지 몰라도 그 당시의 노래나

목소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느끼기에 적우라는 가수는 그 목소리의 대표 격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무대에 좋은 감상을 쓰기가 좀 힘이 든다.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겠고 지난 주보다는 괜찮다고

하지만 예의 마초적 록 무대의 인상을 전혀 지우지 못했다. 다음 무대에서도 제대로 된 선곡을 하지 못한다면

다음주에 탈락을 면하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결국 5위.

3. 날 떠나지마(박진영)- 거미

 거미는 그 탁월한 목소리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가창력이나 젊은 나이보다도

그 음색의 희소성이라고 보는 입장인데. 노래로만 승부하는 것에 늘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박완규가 말했듯이 그녀는 충분히 그 노래만으로도 승부를 볼 수 있을 만한 매력이 있는 음색을 가졌고

음색에 아쉽지 않은 가창력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노래에 더 집중을 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매번 생기지만

그녀는 듣지 못하는 모양인지. 아쉬움이 남는 무대가 계속해서 이어진다. 아쉬움이 남았던 만큼 청중평가단에도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고 결국 6위. 다음주에 편한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긴 힘들것 같다.

4.가을을 남기고(패티김)-바비킴

가수를 소개할 때의 윤종신의 라임이 인상이 깊었다. 패티김, 바비김.....-_-;

바비킴의 무대는 다른 퍼포먼스적인 요소보다 노래에 집중할 때 훨씬 더 빛이 난다고 생각한다.

춤이나 랩같은 것들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지난 주의 바비킴의 무대는 정말 좋았다. 바비킴의 그 어떤 무대보다.

바비킴의 목소리는 힙합적인 요소와 잘 어울리기도 하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그의 목소리와 창법에 어울리는

편곡이 되었을 때는 더 설명할 것 없는 최고다. 다만 이번 무대는 편곡에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바비킴의 개인적인 음악적인 시도라는 부분에서는 이해할 수 있지만 내게는 아쉬움을 남긴 무대였다.

특히나 가을을 남기고 같은 노래와 어울리는 편곡이 아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던 터라 더욱 그랬다.

편곡에 대한 아쉬움은 나만 느낀 게 아니었던 건지 여지없이 7위.

다만 바비킴은 1위 경험이 적지 않이 있었던 터라 탈락에 대한 위험은 좀 느끼기 힘들다.

5.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봐(전영록)- 김경호

 내 기억속의 김경호는 4옥타브를 가볍게 넘나들며 미친듯한 샤우팅의 본좌로 전성기를 가진 사람이다.

나가수에서의 모습들은 늘 약간의 목마름을 남겼는데 이번에는 과거의 그리움에 대한 갈증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나가수에서 있었던 김경호의 무대를 통틀어 최고로 꼽아도 좋을 무대였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남아있었던 박완규 무대의 존재감을 지워버리며 1위로 안착. 이대로 명예졸업까지 달릴 것 같다.

6. 정신차려(김수철)- 자우림

 자우림의 무대는 언제나 화려하다. 밴드 구성원들의 존재감이 뚜렷한 탓인지 몰라도 김윤아 혼자서 해내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 무대가 자우림의 무대다. 압도적인 숫자의 지원군과 신나는 음악, 변화무쌍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멋진 무대를 만들어 냈지만 포텐을 터뜨린 두 로커에 밀리고 호소력 짙은 노래를 선택한 윤민수에 밀려

4위.

7. 어머님께(god)- 윤민수

 난 개인적으로 윤민수의 그 울부짖는 듯한 창법을 매우 좋아한다. 스케치북에서 불렀던, 부르고 난 뒤에는 응급실에

실려갔다던 '다시와주라' 무대는 하루에 한번씩 돌려볼 정도로. 그런 의미에서 이번 무대는 그 창법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한 무대가 아니었나 싶다. 부모님을 생각하며 부르는 노래가 그런 감성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고

그런 감성에 있어서 절대적이라고 해도 좋을 위력을 발휘하는 게 윤민수의 창법이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파트는 랩에 맡기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것.

윤민수가 해서 이상하다는 느낌은 덜했지만 역시...;;  하지만 많은 청중들의 눈물을 짜내며 3위.


첫 무대인 박완규의 선전과 기복없이 상위권을 지키며 박정현과 거의 동일하다 싶은 전철을 밟고 있는

김경호가 눈에 띄는 이번주 나가수였다. 개인적으로 박완규의 영입은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거침없이 할말을 다하고 동료가수들 에게 조차 가차없는 평가를 던지는 그의 모습은 나가수를

단순한 '고수들의 서바이벌' 이 아닌 '피튀기는 가수들의 혈전'으로 바꿔놓을 것 같다.